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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화의 비밀

by 허수아ㅂ1 2013. 6. 20.

안녕하세요

최근 효원마라톤 클럽에 가입한 박승범입니다.
체육교육과 학부 89학번, 석사 93학번, 박사00학번입니다.
앞으로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

직업이 마라톤화를 만드는 일에 종사하는 일이다 보니 자연 회원여러분에게 마라톤화와 관련된 애기를 해드리고 싶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시리즈로 해서 용품과 관련된 behind story를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2002년 올 초 제가 마라톤 전문잡지인 '러너스 코리아'지에 게재한 글을 일부 차례로 올리고자 합니다. 다소 무미 건조할 수 도 있습니다.

저도 9월 15일 광안대교를 관통하는 부산마라톤대회 10km 부분에 제가 현재 직접 개발중인 마라톤화(가칭 LECAF LSD TI : LSD 전용 마라톤화)를 신고

뛰어볼 생각입니다. 전 현재 LSD를 위주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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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선수 특히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마라톤 선수는 어떤 신발을 신고 뛰느냐에 따라 기록에 큰 차이를 나타낸다.

이 때문에 마라톤화는 각종 첨단 소재와 첨단과학이 접목된다. 최고의 마라톤화 개발은 기업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마라톤화는 신발이 아니라 과학이다.’ 현대 스포츠과학은 마라톤화에 잠자리의 날개처럼 가볍고 스펀지처럼 충격을 흡수 해주는 첨단기술을 접목시켰다.

마라톤화의 역사 Ⅱ(1900년대 이후 - 2002년)

신발은 인류가 발을 땅에 딛고 살기 시작한 이후로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되어 왔지만, 오늘날 우리가 신고 있는 근대적 형태의 스포츠화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세기 중반의 일이다.

1839년 미국의 Charles Goodyear는 반고체 상태의 고무 원액에 황(黃, sulfur)을 넣고 가열하면 탄성을 지닌 경화고무가 만들어지는

"가황공정(vulcanization process)"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특허를 낸다.

그는 그 후 30여 년간의 노력 끝에 1868년 처음으로 가황고무(vulcanized rubber)를 밑창으로 사용한 직물제 운동화를 만드는 것에 성공하는데,

이것이 근대적 운동화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운동화가 대량생산된 것은 20세기초에 이르러서였다.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일정 규모를 갖춘 현대적 형태의 신발회사들이 설립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는 일부 소비자들만 소규모 작업실을 통해 전문 운동화를 구입할 수 있었다.

특별연재1편에 소개된 것처럼 런닝화에 전문화된 최초의 대기업은 미국의 A.G.Spadling 사였는데, 이 회사는 1909년 마라톤화, 높이뛰기화, 허들화, 크로스 컨트리화등을 생산했다.

1900년을 전후로 각 국에 스포츠화 브랜드들이 생겨나면서 운동화 산업은 서서히 현대적 모양새를 갖추고 하나의 독립적 산업으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미국에서는 1892년 9개의 소규모 고무회사들이 합병되어 U.S.Rubber 가 설립된 것을 시작으로, 1906년에는 미국 보스톤에서 뉴 밸런스(New Balance)가,

1907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Malden에서 컨버스(Converse)가, 1914년에는 브룩스(Brooks)가 잇달아 설립되었다. 유럽지역에서는 영국의 Jeseph Foster가 리복(Reebok)을 창립하였고, 1924년에는 독일의 아디 다슬러와 그의 동생 루돌프가 다슬러(Dassler)사를 설립하였는데, 형제간의 불화로 1948년 아디다스(Adidas)와 푸마(Puma)로

분리된다.

아시아지역에서는 1949년 일본의 기하치로 오니추카(Kihachiro onitsuka)가 아식스의 전신인 오니추카(Onitsuka)사를 설립하고 타이거(Tiger)라는 브랜드로

 2차 대전 이후의 세계 운동화 시장에 뛰어들게 된다.

1900년대의 건강을 추구하는 시대적 분위기는 지금의 2000년대 삶의 질 향상, 건강을 추구하는 지금의 시대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1900년을 전후로 주요 운동화 회사들이 생겨난 미국에서는 1차 세계대전 이후 스포츠와 건강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고조되면서 운동화 시장도 빨리 성장하게 된다.

1960년대 후반 들어 유럽과 일본 회사들에 의한 미국 시장 잠식이 심화된다. 이 시기에 미국의 운동화 붐을 타고 미국 시장에 진출한 외국 회사들 중에는 1948년 분사된

아디다스와 푸마, 그리고 1949년 설립된 일본의 오니추카가 있었다.

이들은 1950년대 미국의 주요 신발회사들이 전문 스포츠화에 관심을 갖지 않을 때, 틈새 시장을 공략하면서 출발하지만 1960년대 후반이 되면 전체 미국 운동화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20세기 초반 독립적 산업으로 자리를 잡은 후 1950년대 처음으로 부흥기를 맞으면서 대중적 소비 문화의 일부로 확고히 자리잡은 운동화 산업은 1970년대에 몇 가지

중요한 변화를 겪게 된다.

그 변화는 크게 세가지로 요약되는데, 조깅 붐, 상업주의의 등장, 그리고 국제 분업체제의 확립이 그 것이다.
1960년대 후반부터 미국 시장의 변화를 가져온 '기능성 운동화'의 흐름에 뛰어드는데 성공했고, 어떤 의미에서는 그 흐름을 더욱 강화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그 결과 모든 회사들이 운동화의 기능적 혁신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 어떤 특징적인 기능적 장점 없이는 광고마저 하기 어려운 시대가 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더욱 불을 붙인 것은 1975년부터 발표되기 시작한 Runner's World지의 마라톤화, 런닝화에 대한 품평기사였다.

1966년 달리기와 건강에 대한 전문 스포츠지를 표방하면서 창간된 이 잡지는 매 계절마다 각 회사들이 내놓는 최신 마라톤화, 런닝화에 대한 전문가의 검토 의견을

실었다.

최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하려고 노력하면서 의사, 육상선수, 기타 달리기 전문가들이 검토한 의견을 있는 그대로 게재하였기 때문에 비평을 받는 운동화

회사로서는 이 마라톤화, 런닝화에 대한 품평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었다.

1977년에 Runner's World지가 독립적인 생체역학 실험실을 설립하고, 마라톤화, 런닝화에 대한 과학적 테스트를 실시하자, 오랫동안 장인적 기술에 의존해 오던

신발 제조는 이제 더 이상 수공업적 전통속에 머물러 있을 수 없게 된다.

화학, 운동기능학(Kinesiology), 신발 생체역학(Footwear Biomechanics), 족병학(Podiatry)과 같은 과학 및 의학의 기초연구가 신제품 개발에 필수적 과정으로

등장함에 따라 마라톤화, 런닝화의 디자인과 제조는 고도의 지적산업으로 변모해 갔다.

 

(출처: 클럽마라톤)